2025년 6월 9일

나는 요즘 뛰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6월 15일에 춘천 호반 마라톤(하프)이 있어 점검차 25k를 뛰었다.

요즘 달리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그냥 맥락 없이 적어본다.

  • 짧은 거리를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긴 거리를 천천히 달리는(완주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보통 삶에서 어려운 것은 그만큼 더 가치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다.
  •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것보다 상황에 맞게 속도를 느리게, 빠르게 조정하면서 뛰는 것이 훨씬 어렵다. 내가 지금 숨이 차거나 다리가 잠기는 느낌이 든다면 당연히 속도를 늦추다가 회복되면 다시 빠르게 뛰면 되지 않아?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훨씬 어렵다.
  • 긴 오르막이 등장하거나 힘든 구간이 나타났을 때 그 구간이 끝나는 먼 지점을 보고 달리는 것보다 그냥 발밑을 보고 속도를 늦추며 그 구간을 통과하는 것이 덜 힘들다.
  •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좋은 러닝화를 신고 달리는 건 덜 좋은 러닝화를 신고 달리는 것보다 좋다. 요즘 카본화는 신는다는 느낌보다는 탑승하는 느낌에 가깝다. (조금 과장하자면)
  • 주로에서 만나는 다른 러너들과 경쟁심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 보기와는 달리 그는 싱글 마라토너일 수도 있고, 본인 기준에서 100정도의 심박으로 천천히 lsd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추월하거나 추월 당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 게 좋다.
  • 코스를 가끔 바꿔주는 것은 지속에 도움이 된다. 한강까지 한 100번 정도 뛰었더니 지루한 감이 있어 양재천 방향으로 달려봤는데 그 정도 변화만으로도 얼마나 새롭던지.

적고 보니 뭔가 인생에 대한 비유라고 보면 꽤 맞아떨어지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 너무 거창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