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4일

제주도

추석 연휴 전 딱 일주일 정도 자유로운 시간이 생겼는데 마냥 흘려 보내기 아쉬워 짧은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

추석 연휴 전 딱 일주일 정도 자유로운 시간이 생겼는데 마냥 흘려 보내기 아쉬워 짧은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 선희랑 나 둘 다 10월 생일이기도 하고(올해 선희 생일은 추석 당일과 정확히 겹치게 되었다) 새 회사 출근도 앞두고 있으니 떠나기 위한 명분은 충분한 셈이었다. 이곳 저곳을 많이 돌아다니기 보다 숙소와 그 주변을 중심으로 머무를 요량으로 동선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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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D-3, 유튜브 <이종범의 스토리캠프>에서 배가본드 설명회 콘텐츠 보다가 중학교 1~2학년 때 봤던 기억 대부분이 유실되거나 왜곡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배가본드 정주행 하기 위해 <그래픽 바이 대신> 갔다. 가오픈 당시보다 운영 시스템이 좀 바뀐 것도 있었는데, 거대한 스피커에서 큰 볼륨으로 재즈 음악 틀어주던 분위기가 사라져서 아쉬웠다. 하지만 만화 보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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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었던 나는 이 만화를 아예 이해하지 못했구나. 그림의 퀄리티와 이야기의 깊이에 빠져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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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d-2, 11월 풀코스 대비를 위해 장거리를 달려보려고 했으나 무릎 느낌이 이상해서 청담에서 버스타고 집에 왔다. 선희가 이것저것 부탁한 것들이 있어 나름 분주하게 보냈다. 차 수리, 세탁기/건조기 재설치, 인터넷 통신사 변경 등 귀찮은 태스크들을 처리했다. 아정당은 처음 이용해봤는데 대응 신속하고 설명 친절한데 이걸 꼭 20분씩 전화 통화로 해야 하나 싶었다. 아마 조건 정확히 이해 못하고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경우가 너무 많거나 법적인 문제로 풀기 어려운 뭔가가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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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d-1, 신용산에서 석준이랑 희진이 만나서 미나리 오리 샤브, 불고기 먹었다. 희진이는 에이전시 대표가 되었고 석준이는 대기업 10년차다.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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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온 김에 아모레 퍼시픽 사옥 구경하고 무라카미 타카시 전시도 봤다. 정말 멋진 사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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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오승환 은퇴경기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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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당일. 마일리지로 가려니 이른 아침 출발하는 비행기 뿐이라 4시간 자고 공항으로 나오는 기염 토했다. 심지어 선희는 나보다 한시간 더 일찍 일어나서 짐 정리도 했다. (각종 예약이나 계획은 내가, 짐 정리는 선희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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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착... 렌터카 받았는데 번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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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계획은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탑동으로... 디앤디파트먼트 카페에서 뭐 좀 먹을까 했는데 수요일이 정기 휴무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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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메쉬커피는 열려 있어서 카페인 수혈 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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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세워놓고 근처 좀 걸었다. 날씨가 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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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5~6년 전에 먹어본 기억이 있어서 딱새우 김밥 먹으러 왔는데 기억하던 그 맛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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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도착한 덕분에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좀 더 걷기로 했다. 근처에 제주목관아 있어서 쉬엄쉬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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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에 탄 아내가 잠들었다는 것은 베스트 드라이버라는 증거. 다들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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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곽지해수욕장 근처라 해수욕장으로 왔다. 날짜로는 10월이지만 바다에 들어가기에도 좋은 날씨. 발만 담가봤는데 물도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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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 돗자리 챙길 때 엄청 쿠사리 먹었는데 가져오길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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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도착. 그냥 너무 피곤해서 자쿠지에 따뜻한 물 받아놓고 몸 담그고 싶다는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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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실행에 옮겼다. 휴가는 물에서 보내는 게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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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순두부 식당 와서 밥먹었다. 오래된 창고 건물을 식당으로 만든 곳이었는데 남해 돌창고 같은 분위기를 상상했으나... 사장님이 EBS를 틀어놓고 있어서 어린이 프로 보면서 순두부 먹었다. 굉장히 건강한 맛을 기대했으나 맛있는 조미료 맛의 순두부였다. (내 취향은 이쪽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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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창밖에 노을이 지는데 비로소 제주에 온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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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해진 시간 숙소에 들어오자 선희는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다며 좋아했다. 여기로 예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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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좀 줄여보려고 하는데... 아직 끊은 건 절대 아니고, 내가 술을 습관적으로 찾는다는 것을 서서히 자각하고 있다. 순두부 먹으면서 맥주 한잔 곁들이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냥 마실 때는 몰랐는데 절제하려니 꽤 의지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경각심이 생기고 있다. 숙소에 와서 두 캔 마셨다.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시작했는데 초반 아역 연기가 너무 귀여워서 엄청 몰입되네. 어릴 때 생각도 많이 나고. 피곤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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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잤더니 눈도 일찍 떠져서 좀 뛰러 나왔다. 너무 일찍 나왔더니 온통 깜깜해서 좀 무서웠다. 도시의 새벽을 생각하고 나왔는데 아예 깜깜한데다 바닥도 고르지 않아 그만 뛰고 포기할까 하다가 좀 더 뛰어보기로 했다. 40분 쯤 뛰고 나니 멀리서 날이 밝아왔고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총 9km 정도 뛰었다. 곽지해수욕장부터 애월항까지 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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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하고 자쿠지 하고 나니 선희가 일어나서 커피 내려줬다. 숙소에 준비되어 있던 빵, 원두 다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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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랑 아침에 뛰었던 둘레길 따라 산책했다. 밝을 때 보니까 진짜 좋은 산책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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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워서 랜디스 도넛 매장 들어와서 시원한 차 마셨다. 선희가 가보고 싶은 책방이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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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점심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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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책방으로 가는 길에 김창열 미술관이 있길래 들렀다. 얼마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봤었는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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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되는 스케일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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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의 인터뷰 영상이 어색하다 했는데 AI로 만든 것이었다. 어제 나온 소라2로 만들었으면 좀 덜 어색해보였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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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책방 소리소문> 멋진 공간이었다. 큐레이션도 잘 되어 있고. 그렇지만 우리가 구매한 책은 <시대예보 : 경량문명의 탄생>, <혼모노>였다. 독립서점에서 베스트셀러 구매하기... 시대예보는 왠지 경량문명과 미니앱 사이에 연관되는 맥락이 있을까 해서 좀 읽어보려고 한다. 여행지에 와서 그곳에 있는 독립 서점 구경하러 가는 건 우리의 여행 루틴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여행을 다니는 한 계속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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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제주 이와이>에서 스시 먹었다. 셰프님은 스시효 주방에 있다가 제주에 내려온지는 6년 정도 되었다고 했다. 우리가 스시 셰프 하면 전형적으로 떠올리는 모습과 애티튜드를 가진 분이었는데 스시도 맛있었지만 셰프님이 너무 멋졌다. 선희와 나는 이런 곳에서 스몰톡을 잘 하는 편이 아니어서 조용히 먹는데 집중하는 편인데, 옆에 앉은 4인 가족 손님을 응대하시는 모습에서 많은 걸 느꼈다. 손님에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손님이 하는 모든 말에 맞장구치면서도, 적당함이라는 선을 유지하는 그 태도가 프로페셔널 그 자체처럼 느껴졌다. (나한테 고등어 봉초밥 꼬다리 몰래 하나 더 얹어주셔서 든 생각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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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처럼 움직이는 셰프님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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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정도 먹는 동안 맥주 한 잔만 마셨다. 맥주 한 잔 마신 건 안 마신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아님) 사시미 세트 나왔을 때 한라산 한병 시킬 뻔했는데 최대 고비 넘기고 나니 오히려 소주를 마셔서 미각을 흩뜨리는 것보다 스시 맛보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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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희소성 높은 우리 히야 사인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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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이제 울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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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와서 자쿠지 하면서 은중과 상연 더 달렸다. 뭔가 장면이랑 싱크 맞아서 4D 극장에서 보는 사람 같이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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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어제를 교훈삼아 해 뜨면 뛰러 나갈까 했는데 아침부터 비바람이 거세서 오늘 달리기는 스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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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이름은 <브로콜리삼춘>. 브로콜리 삼춘 개인의 취향으로 가득한 이 공간에서 오히려 안락함을 느끼는 우리를 보면서 결국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나를 더 잘 알고 취향을 날카롭게 벼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런 생각했다. 돈 내고 쉬러 와서 이런저런 숙소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꼽다고 느낄 사람을 굳이 만족시킬 필요 없이, 기꺼이 감수할 팬, 지지자를 만들어야 비로소 브랜드가 된다.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하면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 우리는 어떤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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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오고 그래서... 포토부스 찍었다. 겨울에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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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하고 다시 탑동으로 왔다. 브로콜리삼춘에서 3연박을 하기엔 좀 부담스러워서 공항 근처 숙소로 옮겼는데 숙소는 연동이고 우리가 가고 싶은 곳들은 대부분 탑동이라 위치가 애매했다. 사진은 탑동에 있는 카페 <pals 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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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즈는 친구들이라는 의미라는데, 실제로 손님들 중 꽤 대다수가 사장님 내외의 친구들처럼 보였다. 커피랑 바나나빵도 맛있었고, 사장님들도 불편하지 않게 스몰톡 잘하셔서 공간에 전반적으로 편안한 느낌이 감돌았다. 8자 두 개를 겹친 로고도 너무나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체크인 시간 될 때까지 팔즈에서 책 읽으면서 시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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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즈 2층에는 디마노 앤마노라는 선물가게 겸 샐러드 가게가 있다. 디마노는 선물가게, 앤마노는 샐러드 가게다. 유럽에서 온 빈티지 떼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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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0년대에 서독에서 만든 이 화분이... 라고 말하는 순간 나의 물욕과 함께 화분을 격파하려고 하는 선희(아님). 결국 사진 않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살걸 그랬나 싶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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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점점 폭우로 바뀌고... 그래도 짧은 기간에 여러 날씨를 경험해보는 건 좋다. 비오는 제주가 좋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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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반납하고 공항에서 택시타고 숙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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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중과 상연 너무 재미있다. 숙소는 연동쪽인데 예전에 선희랑 처음 제주도 왔을 때 묵었던 숙소 근처라 그때 기억도 있고, 공항하고도 가까울거라 생각해서 렌터카도 하루 일찍 반납했는데 여러모로 애매한 선택이었다. 근처는 온통 중국인 관광객들과 그들을 노린 중국어 간판으로 가득했다. 공항과는 거리가 애매해서 택시 타야 했고, 탑동쪽과도 비슷하게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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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희가 딱새우회를 잘 먹었던 기억이 있어 같이 동문시장에 갔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적은 편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꽤나 북적여서 금방 진이 빠졌다. 양가 부모님한테 보낼 오메기떡 좀 사고, 딱새우회랑 고등어회 사서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 근처에 비밀이야님 블로그에서 본 <패밀리 만두>가 있길래 배달 시켜서 같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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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맑았다. 전날 밤에 숙소 근처에 뛸 만한 곳이 있나 살펴보다 제주종합경기장 스타디움이 숙소에서 3.5km 거리에 있길래 거기에 가보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1km 쯤 뛰었을까, 제주중앙중학교 트랙이 너무 좋아보여서 계획을 바꿨다. 400m 규격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뛰어보니 300m가 조금 넘는 트랙이었다. 깨진 곳도 없고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퀄리티의 트랙이라 신나게 뛰었다. 10k를 채우고 턱걸이 좀 하고 5분 명상하고... 다시 숙소로 천천히 뛰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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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글래드 제주 외벽 질감이 가까이서 보니 재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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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가려고 했다가 늦어서 못간 비건 식당 <카고크루즈>에 왔다. 기대한대로 멋진 공간. 건물 외관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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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공간에 음식, 귀여운 브랜딩.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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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디앤디파트먼트 갔다가 <허상점>에 들렀다. 허상점에서는 사진은 못찍었는데 사장님과 선희 얼굴에 어울리는 안경에 대해 길게 이야기 나눴다. 작고 심플한 프레임의 안경을 썼으면 좋겠다는 내 말에 쉬이 마음을 움직이지 않던 선희는 사장님의 확고한 의견에는 귀를 기울이는듯했다. 트락션의 작은 안경들을 몇개 써 본 선희는 비로소 멋진 안경에 대한 시야가 트인 것처럼 보여서 내가 다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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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마지막 일정은 다시 팔즈에서. 쾌활한 팔즈 사장님에게 이 공간에 마음을 빼앗겼음을 솔직히 털어놓고 공항으로 향했다. 겨울에 다시 꼭 와봐야지.

이제 결혼 8년차. 같이 여행하면서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여전히 알아가는 기분이다. 또 한편으로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더 알게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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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돌아오니 허기가 몰려와서 <옥돌현옥>에서 돼지곰탕 먹었다. 최고의 선택. 내일은 기차타고 대구에 간다. 바쁜 연휴네. 과로하지 않게 조심해야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