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일

2022년 1월 2일

좀 더 재미있게 멀리 뛸만한 코스를 고민하다 상암경기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좀 더 재미있게 멀리 뛸만한 코스를 고민하다 상암경기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집에서 경기장까지 뛰면 대략 5.5k인데 경기장 몇바퀴 돌고 다시 집으로 와서 10k+를 채우는 코스를 구상했다.

그런데 새벽에 눈이 내렸는지 온통 눈길이었다. 미끄러질까봐 조심조심 뛰려니 더 힘들었다. 테이핑을 슬개골 주변을 좀 더 원형으로 감싸는 방식으로 바꿔봤는데 무릎은 괜찮았다. 3k쯤에서 왼발바닥이 통증인지 뭔지 모를 불편한 느낌이 있길래 잠깐 포기할까 생각했다.

슬금슬금 5:50 페이스로 달리다 앞서 달리고 있던 러너를 추월했는데 가끔 주말마다 마주치는 5:00 페이스 아저씨였다. 금방 나를 추월해 치고 나가려고 하시길래 4:50 페이스로 막판에 속도를 올렸다. 서로 강 건너편에서 완주했는데 아저씨가 내 쪽을 보면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굿겜이란 뜻인가.

아침은 서브웨이와 오늘의 수프를 먹고 점심은 불광역 삼오순대국에서 먹었다. 써니랑 나는 국물 음식을 좋아한다. 써니는 은평구 일대 순대국 맛집에 관심이 있다. 순대국집은 노인들로 북적였다. 테이블마다 초록색 병이 놓여 있었다. 나도 소주를 마시고 싶었다. 나는 보통 순대국, 써니는 순대만 있는 순대국을 주문했는데 순대만 순대국은 고기 냄새가 전혀 없는 들깨가루향 뿐인 특색없는 국물이었다. 보통 순대국은 아주 훌륭했다. 순대보다는 부속고기가 맛있는 집이었다.

소주를 마시지 않은 이유는 영화 때문이었다. 좋다는 소문이 자자한 ‘드라이브 마이 카’를 봤다. 3시간 짜리 영화라 이것저것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밥도 든든하게 먹고 화장실도 갔다오고, 당도 70 버블티도 챙기고.

호흡이 너무 길었지만 영화는 좋았다. 인상적인 장면들도 많았고 희망이 없어 보여도 하루하루를 살아나가자는 일본스러운 메시지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 역시 뭔가 일본스러웠다. 빨간색 싸브 차가 너무 예뻤다.

영화 보러 가기 전은 대낮이었는데 끝나고 밖에 나오니까 하늘이 마법처럼 아름다웠다. 이런 순간 또한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 캔(730ml)을 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