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9일

2022년 1월 8일

오랜만에 약간 멀리 뛰고 싶었다.

오랜만에 약간 멀리 뛰고 싶었다. 한강도 보고 싶고. 토요일이니까 약간 느지막히 일어나 집을 나섰다. 공복으로 달리면 기운없을까봐 누텔라 두 숟갈 먹었다.

집에서 7km 쯤 뛰어오면 한강이 나온다. 해가 떠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왼쪽 하늘이 불그스름한데, 이 하늘 색깔을 보면서 달리는 걸 좋아한다. 이 지점은 홍제천과 불광천이 합류한 물줄기가 한강과 다시 합류하는 지점이다.

겨울 달리기는 옷차림이 중요하다. 특히 장갑이나 후디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아주 괴롭다는 사실을 몇번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베이스레이어 하나 위에 그렇게 두껍지 않은 후디만 입었더니 9–10km 지점 이후 부터는 배가 시려웠다. 이때 약간 포기할까 하다가 포기하고 집까지 걸어가려면 너무 추울 것 같아서 계속 달렸다.

집에 가면서 써브웨이. 요즘은 매주 써브웨이 아침 메뉴를 하나씩 격파해보고 있다. 빵은 허니오트, 치즈는 아메리칸, 야채는 할라피뇨랑 피클 빼고 올리브 많이, 소스는 소금 후추 올리브유 식초.

오후엔 써니와 서울미술관에 갔다. 여기는 미술관도 좋지만 석파정 구경하고 거닐을 때가 너무 좋은 곳이다. 그동안 몇번 왔었지만 오디오가이드 들으면서 구경한 건 처음이었다. 흥선대원군이 석파정을 차지하기 위해 벌인 술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젊은 작가들 위주의 전시였는데 특별히 인상에 남는 그림은 없었다. 그렇지만 전시 기획이 관람객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고 몇몇 인스타그래머블한 순간들이 잘 배치되어 있어서 좋았다.

사실 나는 그림 보는 눈이 없다. 제대로 된 작품 구매해 본 적도 없고. 작가 이름이 주는 아우라에 휩쓸려 다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봐도 잘 모른다. 재능있는 타인이 만든 어떤 것을 구경하는 건 늘 즐겁다.

미술관을 나오니 밖은 이미 어두워 있었다. 예전보다 밝고 넓어진 scoff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빵을 좀 샀다. 그리고 좀 더 걸어올라와 계열사로 갔다. 웨이팅이 있으면 사이치킨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계열사엔 웨이팅이 있었고 사이치킨은 휴업 중이었다. 코로나 양극화일까.

오랜만에 먹어 본 계열사 치킨은 맛있었다. 나오자 마자 감자튀김 한입 먹어 보는데 게임 종료. 맥주 500cc 세 잔 마셨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과식한 느낌이 만족스러운 것도 오랜만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