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3일

2022년 1월 23일

1월 하고도 23일이 되어서야 올해 첫 산행을 나섰다.

1월 하고도 23일이 되어서야 올해 첫 산행을 나섰다. 우리 집은 북한산과 가까워서 마음만 먹으면 등산하러 언제든 갈 수 있는데 그동안 달리기 하느라 등산을 못갔다.

북한산은 엄청 큰 산이다. 그래도 꽤 많이 자주 북한산의 이곳저곳을 쑤셨고, 웬만한 루트는 다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어디서 찾아보니까 북한산은 들머리만 200곳이라고 한다. 평생 다 가보기나 할 수 있을까 하하

그래도 오늘은 안 가본 들머리 중 하나를 지웠다. 구기터널 바로 옆으로 들머리가 있길래 그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대충 루트를 찾아보니 족두리봉을 스킵하고 족두리봉에서 향로봉 가는 길 어딘가로 바로 가로지르는 길이었다. 새로운 길로 가보는 건 언제나 기대되는 일이다.

집에서 한 20분쯤 걸어와서 드디어 들머리 도착.

꽤 걷기 좋은 등산로에 멋진 바위들도 보인다. 겨울이라 얼어 붙어 있지만 폭포와 계곡도 보인다. 봄에 오면 어떨까. 봄비 내린 다음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레이어링을 완전히 이해한 써니. 몸이 더워지자 나노퍼프를 벗어 가방에 넣는다. 미세먼지가 약간 있었지만 겨울치고 따뜻해서 R1만 입어도 충분하다.

중간에 멋진 공터와 바위가 나와 잠깐 머물렀다가 가기로 했다. 캠핑용 드리퍼와 원두, 뜨거운 물을 챙겨왔다. 산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려면 챙겨야 할 것이 많지만 효용감이 크다.

아래 매트 깔 위치도 충분해 보이고 홀드도 좋은 편이라 바위에 한번 붙어봤다. 왼쪽 라인은 v1 정도, 오른쪽 라인은 칸테 쓰도록 해서 뭔가 재밌는 루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봤다. 써니도 재밌어보였는지 스타트만 붙어봤다.

향로봉 근처까지 오자 서서히 길이 가팔라진다. 손을 쓰지 않으면 지나가기 힘든 길도 있다.

향로봉 직전에 꽤 긴 바위 계단 구간이 있다. 여기가 가장 힘들다.

하지만 그 구간만 지나면… 족두리봉과 비봉능선, 응봉능선, 멀리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까지 조망할 수 있는 향로봉에 도착한다. 볕 좋은 날은 여기에 앉아 쉬기도 좋다.

챙겨온 컵라면을 먹었다. 다행히 물 온도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좀 더 걸을까 하다가 비봉탐방지원센터 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향로봉부터 시작해 비봉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내가 북한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지만 써니 말을 들어야 한다.

산행 내내 계속 머리를 괴롭히는 생각이 있었는데 하산길에 써니에게 털어놓았다. 이런저런 얘기하다 보니 순식간에 산에서 내려왔다. 이 동네에는 멋진 집들이 많다. 만약에 돈이 많이 생긴다면 아파트 보다는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

산에서 내려와 레이지버거클럽에서 버거를 먹고 집에 와서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한참을 잠들어버렸다. 얼마만에 낮잠인지, 개운해서 좋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