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0일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느낀 것
저녁 먹고 선희랑 산책이나 할까 하고 나왔다가 따릉이 타고 올림픽 공원에 갔다.
저녁 먹고 선희랑 산책이나 할까 하고 나왔다가 따릉이 타고 올림픽 공원에 갔다.
목표는 올림픽공원 CU 직영점에만 있는 과일 스무디 마시기였다. 올림픽공원에 도착하니 공연이 끝났는지 인파가 빠져나오고 있었다. 상기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누구 공연인지 물어볼까 하다가 너무 아저씨 같아 보일까봐 참았다. 다들 한손에 들고 있는 굿즈 가방에 써 있는 걸 보니 아이유 콘서트였다. 덕분에 CU 직영점에도 사람이 많았다. 스무디 기계는 한 대인데, 냉동 과일이 들어있는 컵을 구매해 계산한 후 기계에 넣고 갈아 마시는 시스템이라 스무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원래 나는 베리믹스 좋아하는데 하나밖에 없어서 선희한테 양보했다. 망고 스무디도 맛있긴 한데 뭐... 나쁘지 않다.
아이유 대단하다. 우리도 팬클럽 가입할까?
아이유 공연장 맞은 편에 클라이밍 월 공사 중이었다. 알고보니 IFSC 월드컵을 이번엔 올림픽공원에서 하는 모양. 주말에 구경하러 와봐야지.
한국영화를 살리기 위해서... 는 아니고 그냥 롯데월드몰에서 감자튀김 먹으면서 영화보고 싶어서 영화 보러 갔다. <얼굴> 봤는데 중훈이가 박정민 연기에 이입 안 된다고 하는 이야기 들은 뒤부터 나도 박정민 연기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친구를 잘 둬야 한다. 영화는 그냥... 정말 그저 그랬다. (라고 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사실 내가 극도로 싫어한다고 할 만한 행위 자체가 많이 없는데... 하나를 꼽자면 인스타 맛집에 줄서기다. 선희가 런던베이글뮤지엄 궁금해해서 정말 큰맘먹고 웨이팅했다. 생각보다 오래 안 걸렸다.
최근에 반지하 유정수 유튜브 채널을 자주 보는데,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마케팅의 승리다. 최적의 4p 믹스를 찾아서 사람들의 지갑을 여는 아트의 경지 같은 느낌. 베이글에는 우유도 계란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만드는 cost를 다른 빵에 비해 크게 낮출 수 있고, 사람들이 느끼는 pricing의 상한선에 대한 사회적 합의(?) 또한 불분명하다는 이점이 있다. 필링을 알차게 채운 맘모스 빵을 1만원에 팔면 맘모스빵이 무슨 만원이냐고 욕을 먹지만 베이글 사이에 적당한 재료를 끼워 팔면 1만 2천원에도 팔린다. 그리고 어쨌든 베이글이라는 프로덕트의 밸류(프로덕 자체 혹은 브랜딩 차원의)를 끌어올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게 만든다는 게 진짜 대단한 점이다.
지옥의 웨이팅을 마치고 매장으로 들어오면 여기저기 자유롭게 기웃거릴 수 있는 게 아니라 강제된 동선을 만난다. 마치 구매의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것처럼 트레이와 유산지를 들고 베이글을 픽업할 수 있는 기회를 또 기다려야 한다. 내가 빵을 고를 수 있는 차례가 드디어 돌아오면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압박, 그리고 내 앞 차례가 빠지면 마치 도로에서 차량 흐름을 막는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앞차에 붙는 것처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빵을 고를 수 없다. 그냥 마구 집어서 트레이 위에 올려놓아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마치 공항에서 해외여행 선물 고르듯 허겁지겁 베이글을 5~6만원치 사서 나간다.
이 영상 7분부터 한번 보세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천재입니다.
계속 하고 있는 아침 달리기와 명상. 공원에서 명상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작업 중인 사다리차에 이런 게 써있었다.
토스 치킨 이벤트 열받네ㅋㅋㅋ 바싹 타서 사라졌다고...? 사라지면 끝이냐고!
SRT 예매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허무하게 놓쳐서 KTX는 미리 캘박해놓고 도전했다. 보니까 예매 시스템이 바뀐거 같은데 7시 땡하고 접속했더니 서버가 터졌는지 아예 대기열 화면까지 가지도 못했다. 하필 또 9시 회의라 포기하고 지하철 타고 가는 길에 대기열 화면 열렸는데 두둥. 저거 정말 사람 수일까? 111만명이 나보다 먼저 코레일 접속해서 이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고? 심지어 화면 잠기거나 하면 리셋될까봐 불안에 오돌오돌 떨면서? (여차저차 예매는 성공했다...)
우디랑 같이 판교 현백 지하 와서 점심 먹었다. 송리단길의 자존심 <서보> 다들 아시죠... (맛있다)
알콜 끊은 한결과 장형 만나서 서현역 돈멜. 맛있었다. 1차는 연봉 2500만원이라고 주장하시는 장형 대표님이 사고, 2차 스벅은 고액 연봉자이자 슈퍼 개발자 한결이 사서 감사히 먹었다. 맥주 한잔 마시긴 했는데 술없는 아저씨 모임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고기 맛도 더 잘 느끼고 다음 날 컨디션도 좋았다. 술 당분간 마시지 말아볼까 싶다. 오랜만에 서현역 오니까 식은땀 나는 것 같다고 아직 트라우마 극복 못한 것 같다고 했더니 똥마려운 거 아니냐는 소리 들었다.
공구 인플루언서들한테 돈 뜯기고 사회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진영님 만나서 카카오 구내식당에서 점심. 아 근데 여기 구내식당은 진짜 그리울 것만 같다. 이날 메뉴도 진짜 맛있었음(8천원). 탈취제 선물 주셨는데 유용히 잘 사용하겠습니다...
이 책 좋다는 소문이 그렇게 자자하더라고요. 한 챕터만 읽어봤는데 역시 좋네. 박소령님 대단하시다. 사실 나는 모든 창업가를 기본적으로 리스펙한다.
슈프림에서 만드는 모든 것들에 별 감흥 없어진지 몇년 지난 것 같은데 이번 에어포스 멋지네. 흰/검 말고 검/흰이 훨씬 멋지다. 재고 있나 그냥 보기만 할까 발매됐다는 메일 받자마자 들어가봤는데 바로 솔드아웃 빡!
일요일 아침에 달리기 하고 클라이밍 월드컵 구경. 장애인 선수들이 참여하는 패러 클라이밍 대회가 먼저 열렸다. 의족, 의수를 하거나 휠체어를 탄, 눈이 안 보이는 클라이밍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대회장을 서성거렸다. 선수들의 등반을 보면서 나도 다시 클라이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