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5일

2021년 1월 15일

달리기하러 잠실 롯데타워로 갔다.

달리기하러 잠실 롯데타워로 갔다. 조기자님(이제는 기자가 아니시지만…)과 잠실부터 약수까지 뛰어가서 약수에서 장뚜껑 작가님(이제는 작가가 아니시지만…)을 만나 점심 먹는 그런 계획이었다.

원래 달리기가 행위 자체의 효율성으로 보면 쓰레기 같은 행위이긴 하지만 달리기를 하러 한 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잠실로 가는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보면 그래서 달리기가 좋은 건가. 사실 비효율적인 일을 할때가 즐겁긴 하니까.

분명 불광역에서 지하철을 탈 때는 산으로 떠나는 분들이 역에 많이 보여서, 뭔가 등산객에게서 느낄 수 있는 에너지 같은 걸 느낄 수 있어 이 동네에 계속 사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잠실에 와보니까 이건 다른 서울이었다. 햄버거 하나에 14만원하는 버거집 앞에도, 롤렉스와 에르메스 매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도 줄 서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줄을 서지 않아도 오를 수 있는 산에 가는 사람들이 있는 서울과 줄을 서야 하는 곳에 가는 사람들이 있는 서울.

잠실대교를 따라 내려가 천천히 한강을 달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달리는데 다행히 날씨도 그렇게 춥지 않았고 누군가와 함께 천천히 여유롭게 달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잠실에서 성수를 지나 응봉역으로 올라가 왕십리를 지나 행당, 청구까지 달렸다. 너무 만족스러웠던 달리기.

약수역에서 장작가님이 조인했다. 어김없이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약수역 금돼지식당에는 가지 않았다. 처음 보는 함흥냉면집에 가서 설렁탕, 양곰탕, 뚝불, 물만두를 먹었다. 소주도 마셨다. 특별히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실컷 뛰고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까 기분이 좋았다.

먹고 나오니 땀이 식어서 꽤 쌀쌀했다. 로컬스티치라는 카페 겸 오피스 공간이 있길래 들어가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 맛이 좋았다.

장작가님은 얼마전부터 의류 브랜드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BRUNK>라는 브랜드인데 본격 헬창들을 위한 트레이닝웨어 브랜드다. 저번 시즌부터 원하는 컨셉의 옷을 만들게 되었다고. 저 스웻셔츠도 두툼한 원단에 몸통 기장은 짧고 팔은 길고 겨드랑이 부분 품은 넓은 그 클래식 느낌인데 한벌씩 챙겨주셨다.

커피 마시고 나와 태극당에 들러서 빵을 좀 샀다. 한 몇년만에 갔는데 조명도 환해지고 뭔가 기업화된 느낌이었다. 솔직히 빵은 그저 그런데 이 근처에 오면 기념품처럼 챙겨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버스타고 귀가. 내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동대문과 DDP를 지나왔다. 둘 다 너무 멋진 건물이고 진짜 서울 같은 느낌이 남아있는 곳. 힙 어쩌고나 리단길 어쩌고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는 곳이다. 은평구, 송파구, 성동구, 종로구, 중구를 가로지른 하루였네. 서울은 줄을 서든 안 서든 멋진 도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