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4일
주기적으로 몸이 아픈 이유
쉰다는 건 뭘까?
30대 후반 이후로 반기에 한번씩 감기 몸살 같은 것이 찾아와 일주일, 또는 그 이상 옴짝달싹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면서 회복하고 생각했다. 이번엔 억지로 신체활동(달리기, 스트레칭, 외출 포함한 그 어떤 것들)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슬랙 알림을 꺼두었으며 나에게 온 메시지도 당장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두었다. 선희가 예정된 가족 여행을 떠난 동안 집에 혼자 있었다. 종일 방에 음악을 틀어두었다. 스크린을 보는 대신 책을 읽었다. 사흘 동안 소설 두권이랑 에세이 반권을 읽었다. (놀라운 몰입의 경험) 이 모든 걸 침대 위에서 했기에 졸리면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이틀 반나절 정도 그렇게 보냈을 뿐인데, 마치 방학처럼 푹 쉰 느낌이 들었다. 컨디션은 완전히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많이 회복되었다. 이런게 휴식인가?
그동안 내가 휴식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을 보내는 방법들이 실은 휴식, 온전한 의미의 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 긴 거리를 달리는 것, 맛있는 술을 마시는 것 같은 것들. 내 마음을 편안하게, 더 정확히는 다른 생각들을 쫓아보내고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는 행위는 쉬는 것과 다른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이번 경험으로 처음 해보게 되었다.
그런 행동들이 강박이 되고, 강박이 몸의 긴장을 계속 팽팽하게 당겨왔고, 팽팽한 텐션이 어느날 갑자기 툭 하고 끊어져 몸살같은 이상 증세로 발현되어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내 일상에 안온한 울타리라고 믿었던 루틴을 반복하고 추가하는 건 기실 몸을 더 몰아부치는 가혹행위였을까? 진짜 쉬는 건 뭘까. 어떻게 해야 잘 쉴 수 있을까? 더 나이 들기 전에 나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