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5일
10월이 왔다구요
10월이 왔다고 외치고 싶다
평일보다 더 피곤했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바로 휴일이 돌아왔다. 다음주도 연휴, 마음이 내킨다면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싶다.
10월은 우리의 달이다. 6일은 선희 생일, 바로 2주 뒤엔 내 생일이다. 생일이면 어쩐지 기분이 가라앉는 나와 달리 선희는 생일에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는 것을 좋아하고 축하하는 것도 잘 하는 편이다. 그런 모습 보면서 나도 주변 사람들 생일이면 기프티콘도 보내고, 회사 사람들이 생일 축하해주면 멋쩍지만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민망한 순간도 빨리 받아들일수록 더 빨리 지나간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꼭 생일이라서가 아니라, 반쯤은 그래서인 것 같기도 하지만 10월은 좋은 계절이다. 10월이 되자마자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살짝 차가워진 느낌이 든다. 기분이 좋아진다. 10월이 왔다구요! 라고 누구에게라도 외치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든다.

언제였지? 혜림이한테 선물 받은 컵 개시했다. 예쁘다.



9월에는 장거리 한번 달렸더니 150k 넘게 뛰었다. 이사 후 처음으로 보낸 한달. 만족스럽다.

수현님과 오무라안와서 삼미소바 먹었다. 이날따라 손님이 많았다.

구로의 모처에서 미팅하고…

현숙님 희진 태섭 혜수 만났다. 이사람들하고 벌써 20년이라니 시간이 너무 무섭다. 현숙님, 판사님하고 스무살 때 만났는데 이제 40이다. 밥도 많이 사주셨는데… 이제 비슷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비싼 술 마시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20년 동안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건 순전히 그들이 좋은 어른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렸을 때 좋은 어른들을 만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영향 받았다.
요즘 회사에서 같이 일하며 만난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세상은 늘 20대들에게 어렵고 냉정했겠지만 요즘은 더한 것 같다. 나는 이제 완전히 기성세대가 되었다고 느낀다. 그 친구들은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고 될 수도 없지만…
예전에 김탕샘에게 배운 것처럼 알려주고 싶은 건 있다.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것…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솔깃했다. 어떤 어른도 나한테 그런 인생의 비밀을 이야기해준 적 없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 대부분 10대, 20대를 누군가에게 이끌리고 휩쓸리고 눈치 보며 살았을텐데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도 곁에 남을 사람들은 남고 기회는 찾아온다. 그렇게 커서 된게 나인게 문제지만… 난 내 인생에 큰 불만은 없다. 그렇게 걱정되면 그냥 쭉 그렇게 남 눈치 봐가며 스스로를 속이며 살면 된다. 그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다.


가능한 사랑병 치료하는 방법 아시는 분?

큰 행사 끝낸 팀 동료들 응원차 신논현에서…(응원은 하나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스튜디오 뷰가 이렇게 좋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야 좋다.

이게 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다… 10월에 읽을 거 많네. 내 생일에 맞춰 나오는 하루키 신작도 예약 주문했다.



연휴 시작~ 간만에 10k 템포런

요즘 읽고 있는 책… 짤막한 글 여러 편이 실린 책이라 출근길에 부담없이 읽는다. 그런데 그 양이 많아서 좀처럼 끝이 안 난다. 이제 빨리 끝내고 다른 책 읽고 싶다.


써니는 요즘 동우가 새로 만든 가게에서 가끔 일 도와주러 간다. 안국역 폴리컬처라는 가게다. 베이커리샵인데 아직 빵을 넉넉히 만들지 못해서 마케팅도 시작 안 한 상황인데 워낙 메인 거리에 있어서 손님들이 계속 드나든다.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선희가 올해 초부터 가보자고 했던 부암동 강석종에 왔다. 한시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그냥저냥 괜찮은 곳이었다. 사장님 장사 잘하시고 시끌벅적하고…

집에 와서 2차… 진주에서 들었던 플리 들으면서 마셨다. 개굿…



과음한 일요일 아침, 부암동 방향으로 뛰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보여서 즉흥적으로 인왕산 뛰었다. 경사 높은 구간에서는 걷고 내려올 땐 조심해서 뛰어내려왔다. 트레일 러닝 혼자 해본 건 처음이라 다치거나 하면 난감하겠다는 생각 들었지만 이미 올라와버려서 어쩔 수 없었다. 뛰고 돌아오니 내 러닝화 사망…ㅠ

가능한 사랑 2회차 관람… 처음 봤을 때가 훨씬 좋았다. 이런저런 인풋이 머리에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다시 보니 결점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너무 크게 보였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영화라는 건 분명하다. 그 또한 아주 중요한 성취라고 생각한다.
퍼펙트데이즈는 세번을 봤지만 볼때마다 너무 좋다는 느낌이 반복되어 전해지는데, 가능한 사랑은 왜 안 그럴까 생각해봤다. 노동 문제라는게 여러 층위에서 쉽지 않은 이야기라 그런 것 같다. 구조조정과 파업 같은 현상을 둘러싼 의견도 분분하고, 그런 의견을 떠나 창작자에게 요구되는 당사자성이나 윤리의 기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심지어는 봉준호의 성취를 모방해 박찬욱과 이창동이 노동문제로 눈을 돌렸다는 꼴통같은 주장도 있었고… 내가 그런 걸 쓸데없이 너무 많이 봐버린 게 문제라면 문제다.
창작자에게 만드는 것 외적인 뭔가를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윤리적으로 무결할 것과 겸손함과 뭐 그런 것들 이제 지겹지 않나…

낮에 친구들 만나서 생일 식사 하고 온 써니랑 또 멋진 곳에 왔다. 써니의 생일주간…

도미 구이 맛있었고, 주방이 가까이서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음악도 좋았다. 음악이 좋다고 하니 신청곡 적어도 된다고 해서 모모코 노래 한곡 적었다. 요즘 음악 틀어주는 곳 가면 신청곡 잘 안 적는 편이다. 꺼드럭거릴까봐 무섭고, 음악이 좋은 곳은 그냥 그 무드대로 쭉 듣고 싶고, 안 좋은 곳은 굳이 섞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그런 곳에서 내가 신청까지 하면 분위기만 더 나락으로 갈 뿐이다.

동교동 리퍼. 사장님이 친절하고 오렌지와인이 맛있어요…

룩백 기대된다.

ㅋㅋㅋㅋ시발..


연휴 마지막 날, 선희랑 아침 해먹고 집 청소하고, 선희는 동우네 가게로 일하러. 나는 달리기하고 바냐에 왔다. 바냐 사장님이랑 이야기하고, 다른 손님하고 이야기하는 거 구경했다. 커피 세잔(한잔 그냥 주셨다..)째 마시고 앉아있는데 준용씨, 아름씨 우연히 만나서 한참 이야기했다. 원래 홍제동 사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사왔다고 인사만 dm으로 하고 실제로 만난적은 없었어서 반가웠다.
이런저런 동네 생활정보 많이 얻고ㅋㅋ 일 마치고 온 선희랑 뿌듯하게 집에 돌아가는 길에 러닝하는 봉태규님 마주쳤다. 아디프로 5 신으셨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