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7일
작게 들어도 좋은 음악들
크게 들으면 더 좋아요

선거철이 다가오면 그냥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벽에 붙어 있는 얼굴들도 너무 지겹고, 길에서 우물쭈물 다가오는 선거 운동원도 싫다. 듣기 싫은 노래를 이상하게 개사해서 만든 캠페인송이 유세 차량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건 최악이다. 혁신과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리는 방식은 왜 50년 전과 똑같을까?
왜 나는 나이가 들어도 현실 정치가 내 일상에 와닿지 않을까? 사실 이러나 저러나 달라지는 건 없는데, 마치 야구 팀 응원하듯이 내가 좋아하는 팀을 정하고 그 팀이 이기면 좋고 지면 기분이 나빠지는 게임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제서야 하는 이야기지만 존경하는 진서님이 종로구 의원으로 출마하셨는데… 종로구민이 아니라 표를 보태지는 못하지만 마음을 담아 부담 느끼시지 않을 정도의 후원금을 보냈다. 그리고 그런 취지로 글을 쓰신 건 아니겠지만 진서님의 출마기는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데 그걸 볼수록 철저히 양당제 중심의 빈곤한 선거 제도 자체에 강한 회의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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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naver.com/indizio/224304332022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뜻을 가진 무소속 후보 한 사람이 출마를 결심하고 실제로 그걸 하기까지는 말도 안 되는 비합리와 비효율을 헤쳐나가야 하는데, 진서님이 블로그에 쓰신 그 과정을 읽다보면 선거를 둘러싼 행정의 무능함이 낱낱이 드러난다. (결국 그분들 이번 선거에서 대형 사고 저지르셨죠) 이게 무슨 대의민주주의란 말인가?

선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 민트초코를 싫어한다. (난 가끔 먹는다)

헌터헌터 n회차 관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n일차… 애니메이션 한편 호흡이 한 20분 정도로 짧다보니 틀어놓고 잠깐 한눈 판 사이에 놓친 디테일들이 엄청 많다는 걸 느끼고 있다.

하 굿즈 3종 제작은 다 했는데 패키지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어찌저찌… 휘뚜루 마뚜루… 종이백에 메시지 카드 인쇄해서 최소 비용으로ㅠ

선희한테 헌터헌터 역사 설명해주다가 이런 차트를 찾았다(…) 키메라 앤트편 중학생 때 애들이랑 같이 보면서 이거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하지…? 생각했었다고 하니 무슨 말인가 하는 것 같아서… 그냥 건강하기만 해주십시오… 저보다 오래 사셔서 암흑대륙&왕위계승전은 꼭 끝까지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귀여운게 최고야… 아이콘만 봐도 귀엽지 않나요…

백화점 구경하러… 스틸 옷걸이에 툭툭 걸려 있는 플리츠 플리즈 옷 아름답다. 선희가 입을 바지 구경하러 왔다. 선뜻 구매하기는 어려운 가격이지만 플리츠 플리즈를 보고 나니 다른 브랜드에서 나온 플리츠 바지들은 어쩔 수 없이 시시해보였다.

그러니까 레이밴은 룩소티카, 오클리도 룩소티카, 메타랑 룩소티카가 협업을 한 건데 메타는 기술을 제공하고 룩소티카는 프레임을 디자인했겠지. 제니는 이제 젠틀몬스터가 아니라 레이밴의 모델이고?

안경은 특이한 카테고리여서, 취향이나 얼굴형도 많이 타고 하니 그냥 가장 무난한 스테디셀러 디자인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겠지? 애플워치 처음 나왔을 때는 어쩌니 저쩌니 해도 갖고 싶다는 생각 들었는데 AI 스마트 글라스는 영 관심이 안 가네. 구매 의사는 없지만 어떤 기능 있을지 궁금하다 정도. 원래 착용하던 안경을 스마트 안경으로 바꿔주는 기술이 있다면? 그런 건 어려우려나?
biz.chosun.com
biz.chosun.com/it-science/ict/2026/06/05/ID22U6EAAFAANAZDI5JHXMELNU/

어휴 이제 키캡 키링 딸깍이는 소리만 들어도 기웃기웃… (굿즈 제작 후유증)

뒤늦게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빠진 우리… 이건 원래 수박만 잔뜩 올라가 있는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집에 있던 꿀도 넣고 선희가 먹던 블루베리도 털어넣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만 사와서 과일이나 토핑은 따로 잘라서 얹어서 먹으면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원물을 만드는 방법까지 거슬러 올라가…

아침에 달리기 하다 창문에 비친 방지턱이랑 텅빈 공간에 있는 의자들이 묘하게 이중노출처럼 보여서 찍었다. 더 더워지기 전에 그늘이 드리워진 러닝 코스 하나 더 찾아보려고 여기저기 쑤시는 중이다.


이번주 쉬는날 하루 끼어있고, 금요일은 팀 플레이샵(속초) 가는 날이라 매우 정신 업었는데… 목요일엔 필준님 요청으로 필준님이 하시는 트레바리 모임에 게스트 스피커로 다녀왔다. 여전히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경험은 익숙하지 않아서 긴장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였고 농담에도 잘 웃어주셔서(중요)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왔다.
참여하시는 분들은 다들 크고 작은 사업을 직접 만들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나야 일개 회사원이지만 그래도 내 경험은 가짜가 아니니까 두려운 건 없다. 필준님 도움드리는 김에 기왕이면 스피킹 이후에 북토크까지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선뜻 끝까지 있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모임 일정이 11시 20분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모임을 마치고 2호선 막차 놓칠까봐 부랴부랴 뛰어 지하철 타고 집에 들어오니 피로가 몰려왔다. 한편으로는 매달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모임에 참여하는 트레바리 멤버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들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장난으로라도 꺼드럭거리지 말아야 하는데ㅠ

플레이샵 아침. 어찌어찌 9인승 카니발 몰고 속초에 오게 되었는데요… 내 운전을 못 미더워 하는 선희가 사람들 태우고 운전할 때는 조심 또 조심하라고 해서 도리어 자꾸 안 좋은 상상이 들었지만 혼자 지하 5층 주차장 한바퀴 돌면서 액셀, 브레이크감 잡고 조심조심 운전했다.

도착하자마자 짐 풀고 나니 완전히 지쳐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카페로, 수영장으로 사람들이 흩어지고 나니 비로소 조금 조용해지고 마음이 편해졌다. 스피커가 있길래 음악 틀어두고 잠깐 시간 보냈다. 상우님이 잡은 큰 아파트 단지 같은 숙소인데 넓고, 방이 여러 개에 방마다 화장실이 있는데다, 테라스가 있어서 좋았다.

어쩌다보니 내가 팀에서 제일 좋아하는 분들이 내가 제안한 근처 산책에 따라나서게 되었다. 속초 오면 늘 들리는 곳, 동아서점이 숙소 근처라 가기로 했다.

속초의 오래된 지역 서점인 동아서점은 밝고 조용한 공간이다.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통유리창에 자연광이 공간 안쪽으로 들어오고, 하얀색 간판과 집기, 간판부터 책 진열대, 계산대와 종이가방, 굿즈까지 과하지 않지만 일관된 브랜딩을 가진 곳이라 들어서는 순간 굉장히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이다.
큐레이션 구역에 손글씨로 쓰여진 추천사는 그 책을 사지 않더라도 다 읽어보게 된다. 추천사의 가르치려 들지 않는, 조심스러운 말투에서 동아서점이라는 브랜드의 배려심 깃든 성품이 느껴진다.
무례한 요소가 존재할 수 없는 밝고 조용한 공간은 매우매우 귀하다. 여느 서점이 다 그렇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어수선하고, 가르치려드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네권을 들고 나왔다. 공간, 사람들의 간격, 세계 문학에 관한 책 한권씩, 혜림이 내가 거절할 새도 없이 결제하고 와서는 건넨 만화책(안녕, 에리)까지. 어떤 지역에 갔을 때 로컬 서점에서 책 사면 읽는 동안 그 여행까지 떠올라서 좋다.

속초 로컬 상우님이 챙겨준 저녁… 회+닭강정+오징어순대 사실상 속초 정식이죠… 사람들이랑 일 얘기, 사는 얘기, 취향에 관한 얘기 하다보니 날이 환해졌다.

예전에 선희랑 우연히 와보고 너무 좋아했던 카페 YAT(you are thirsty)가 상우님 아내인 민지씨가 하는 카페였다니 세상 너무 신기하고 좁지 않나요? 2021년에 찍은 사진 보여드리면서 너무 좋아하는 공간이라고 말씀드렸다.
시간이 지났다보니 예전에 내가 느꼈던 좋음이 혹시 이제는 너무 흔한 느낌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했는데, 5년 전과 지금까지 일관된 브랜딩을 유지하면서도 전혀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는 공간이다. 처음 공간을 만든 건 그보다 더 예전인데, 그때 이 공간을 만든 사람들의 감각은 얼마나 앞서고 있었던 것일까? 나중에 상우님과 민지씨 만나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

열심히 카니발 운전해서 집에 돌아오니 선희는 1박 2일 엠티 떠났고… 여기저기 경고문을 붙여두었다. 원래 선희 없는 날은 소파에서 헌터헌터 보면서 햄버거 먹는 날인데…

영화 한편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보다 더 잘 그려낼 수 있을까? 이창동이고 파벨만스네요.

향 피워놓고, 비타민 먹고 잠들었다가 다시 눈떠서 블로그에 일기쓴다. 이거 쓰고 바로 sleep tight 할 예정이다.
아참, 플레이리스트 하나 더 만들었다. 운전하면서 들은 음악들, 사람들이랑 술마시면서 들은 음악들 모았다. 이거 올리려고 블로그 쓰기 시작했는데 완전 까먹을 뻔했다. 원래 제목은 ‘속초에서 들은 음악들’이었는데, ‘작게 들어도 좋은 음악들’로 바꿨다. 물론 크게 들으면 훨씬 더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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